제1335화
박청아는 눈을 감고 입꼬리를 올렸다.
“오랜만에 누군가와 수다를 떨었네요. 사실 나 많은 걸 알고 있어요. 예를 들면 주채희 사모님 얘기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런데 난 다른 사람들한테 말한 적이 없어요. 사모님이 한때 병원에 와서 날 봤거든요. 그때 이미 정신이 이상했어요. 내가 평생 병원을 떠날 기회가 없고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많은 비밀을 털어놓았죠. 사모님은 여씨 가문을 좋아하지 않았고 소중하게 여긴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에요. 그 사람은 예전에 남에게 모욕을 당해 죽임을 당한 사모님의 언니였어요. 사모님은 살아서 복수하려고 했는데 여씨 가문이 워낙 거대하니 복수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요.”
박청아는 마치 지식 저장소 같았다. 이 지식 저장소가 여씨 가문 사람들에게 어찌나 무시당했는지 병원 같은 곳에 두고 몇 사람을 지켜보게만 해두었다는 건 분명히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런 일들 왜 박도현 씨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박청아의 눈에 빠르게 혐오가 스쳐 지나갔고 다음 순간 토를 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진아는 급히 옆의 휴지와 생수를 건넸다.
박청아는 손가락이 떨리며 생수로 입을 헹군 뒤 재빨리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사람한테요? 그 사람도 별 볼 일 없는 쓰레기에요. 여원훈의 앞잡이죠. 당신은 나 누구인지 알아요?”
이진아는 고개를 저었다. 진짜 모르는 상태였다.
“나는 주채희 사모님의 양딸이에요.”
이진아의 손이 멈췄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박청아는 이불 모서리를 움켜쥐고 입가를 비틀며 씁쓸하게 웃었다.
“다만 아무도 모를 뿐이에요. 그건 사모님이 사적인 자리에서 정한 일이었어. 그때 병원에 왔을 때 정신 상태가 아주 안 좋았어요. 마침 나도 다른 사람 눈에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으니 우리는 늘 남들이 이해 못 하는 얘기를 했죠. 사모님은 날 양딸로 삼았고 난 그 양어머니를 참 좋아했어요.”
“비록 우리 인연은 짧았지만 난 그 관계를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점점 더 정신이 나빠져서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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