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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지금 그녀는 마스크를 쓰고 남장하고 있었지만 박청아는 한 번도 그녀를 올려다보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성별을 알아챘는지 몰랐다. 박청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자기 코를 가리켰다. “나는 냄새에 민감해요. 특히 사람에게서 나는 기운에요. 전에 내 병실에 온 적 없죠? 누구 때문에 왔어요?” 이진아는 할 수 없이 설명했다. “저는 최근에 새로 온 사람이에요.” “그럴 리가 없어요. 병원에서 신입을 뽑는 건 항상 두 달 단위예요. 보아하니 그걸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군요.” 이진아는 얼굴이 차갑게 굳으면서 본능적으로 빨리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청아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신은 나한테 해를 끼치지 않겠군요. 몸에서는 살기가 느껴지지 않아요. 그렇다면 여기 온 목적이 뭐죠?” 이진아가 이 나라에 온 지 오래지만 박청아 같은 사람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몇 마디 말 속에서 목소리는 부드럽고 다소 연약하게 느껴졌지만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무겁고 강력했다. “저는 박청아 씨의 진료 기록을 확인하려고 왔어요. 이렇게 좋은 병원에 계시는데 어떤 병 때문에 오랜 시간 외출도 하지 않는지 알고 싶어서요. 그냥 순수한 호기심이에요.” “보통 사람은 이런 일에 호기심을 가지지 않아요. 어디 소속인지 짐작해 볼게요. 최근 뉴스는 다 봤거든요. 윤씨 가문은 지금 혼란스러워 자기 일도 감당하기 바빠 내 병실까지 올 생각은 없겠죠. 여원훈 쪽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이 두 가문 외엔 다른 가문이 지금 모두 조용해요. 당신 세라국 사람 아니죠?” 말투는 의문이지만 목소리는 매우 단호했다. 이진아는 처음으로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느꼈고 대답하지 않았다. 박청아는 시선을 이진아한테 향하고 그녀를 훑었다. 그리고 바로 알아챘다. “당신, 그 여진한 씨군요? 수배 사진 봤어요. 지금 병원 근처는 순찰 경찰로 가득한데 여기까지 들어오다니 참으로 재주가 있네요.” 이진아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손에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박청아 씨,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는 게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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