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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거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울고 있는 이수아의 모습은 너무도 처참했다. 결국 이재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만해! 그 돈은 내가 줄게.” 이수아는 울먹이며 아버지를 바라봤고, 눈가엔 이미 눈물이 가득했다. “아빠... 근데, 저 사람이 또다시 돈 달라고 올 거예요. 그냥 사진을 터뜨리게 내버려둡시다... 저 오늘 밤에 바로 출국할게요. 다시는 안 돌아올게요. 어차피 요즘 저 때문에 집안이 시끄러웠잖아요.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이재명의 눈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막무가내로 들이닥친 저 미친 남자 하나만 봐도, 이수아가 양부모 밑에서 어떤 나날을 보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 고통이 마음에 병으로 남았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아. 퇴직하기 전에 남겨둔 자금도 있고... 나도 이젠 나이 들었어. 너희만 잘살면 돼.”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바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입꼬리를 야비하게 올리며 웃었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 말이지. 예전 그 카드로 보내도 괜찮아. 수아야, 너 이번엔 진짜 아버지를 만났네. 너를 키워준 아버지는 네 얼굴값밖에 모르는 사람이었잖아?”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수아는 온몸을 덜덜 떨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거실은 금세 아수라장이 됐다. 사람들은 허둥지둥 그 남자를 밖으로 내보냈고, 혹여 이수아를 더 자극할까 봐 서둘러 그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 이수아는 조심스레 소파에 눕혀졌고 대기 중이던 주치의가 곧바로 응급 처치에 들어갔다. 이진아는 이 정신없는 상황을 지켜보며 원래는 그냥 조용히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도영이 눈가가 벌겋게 물든 채 옆에서 주먹을 꽉 쥐고 서 있었다. 또다시 이수아가 불쌍해졌다는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리를 뜨기라도 하면, 또다시 피도 눈물도 없다는 낙인이 찍힐 게 뻔했다. 그 와중에도 문채원은 소파 옆에 앉아 계속 울고 있었다. 옆에 놓인 티슈를 쥐고 눈물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난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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