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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두 사람이 다투는 사이 강현우가 입을 열었다. "할 얘기 없으면 먼저 갈게." 유승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손가락으로 강현우를 가리켰다. "이거 봐, 딱 보면 몰라? 여자 얘기만 나오면 도망가려고 하잖아. 얘가 누굴 기다려.” “컴퓨터랑 결혼 안 하는 게 다행이다. 현우는 이대로 평생 번 돈 안고 살 것 같아." 강현우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말없이 돌아섰다. 조용히 휠체어를 밀던 이진아는 문이 닫히자마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강현우는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고는 약간 우울해졌다. "그렇게 웃겨?" 이를 악문고 내뱉은 것 같은 그 말에 이진아는 즉시 웃음을 거뒀다. "유 대표님 말이 일리가 있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아요. 요즘 같은 세상에 대표님처럼 일편단심으로 한 여자만 바라보는 게 거의 없거든요." 감정을 진지하게 대하고 한 사람을 이렇게 오래 기다릴 수 있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강현우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진아는 휠체어를 밀고 나가면서 우연히 강현우를 아는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모두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강현우는 단 한 명도 쳐다보지 않았다. 차에 오른 후, 이진아가 액셀을 밟으려는 순간 그가 입을 열었다. "조금 배고프네." 상사의 배고픔은 당연히 이진아가 책임져야 할 몫이다.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은 예약이 필요했고 포장마차는 강현우가 앉아 있기 힘들 것 같았다. 그녀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강현우가 물었다. "진아 씨 집에 가면 안 돼?" 정신이 번쩍 든 이진아는 단칼에 거절했다. "예전엔 괜찮았지만, 지금은 남자 친구가 있어서요. 남녀가 단둘이 있는 건 오해의 소지도 있고... 제 남자 친구가 질투가 많거든요. 저녁에도 대표님이랑 자기 중에 누가 더 나은지 물어보기도 했고요. 그래서 좀..." 그녀는 매우 고민하는 듯 말했다. 예전엔 강현우를 집에 초대해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이 문제를 고려해야 했다. 솔직히 말해 제트가 다른 여자를 집에 초대한다면 그녀 역시도 기분이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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