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화
어쨌든 약속은 이진아가 직접 한 것이기에 이제 와서 말을 바꾼다면 유승준이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드카 열 병이면 누구라도 병원에 실려 갈 텐데...
이진아는 강현우를 쳐다보지 않고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룸으로 들어온 걸 후회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병원에 가면 되지, 뭐. 적어도 임무는 완수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
그러고는 술이 가득 쌓여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30평 남짓한 룸이라 아주 널찍했고 테이블 역시 사람 키의 절반 정도 되는 높이였는데 그 위에 값비싼 술들이 가득 놓여 있었다.
이진아는 도수가 높은 보드카 한 병을 집어 들고 마시려 했다. 그런데 그때 휠체어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강현우가 눈에 들어왔다.
한 병을 다 마시자 위장이 타는 듯이 아팠다. 그녀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고 콧속에도 알코올 냄새가 가득 찬 듯했다.
두 번째 병을 마시려던 그때 강현우가 룸을 나갔다. 이진아는 살짝 멈칫했다가 다시 두 번째 병을 땄다.
유승준은 사실 그녀에게 이 정도로 술을 먹일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억지로 버티고 있다는 걸 알고 황급히 손을 저었다.
“됐어, 됐어. 내 차 옆에서 기다려. 이따가 가서 서류 확인할게.”
이진아는 술병을 내려놓고 서둘러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대표님.”
유승준은 강현우가 화가 났을까 봐 서둘러 쫓아갔다. 그는 남녀 사이에 이런 장난을 치는 걸 극도로 혐오했다.
룸에 순식간에 두 사람이 사라졌고 남아 있던 재벌 2세들은 드디어 큰 소리로 떠들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누군가 한마디 했다.
“강현우의 아우라가 왜 저렇게 강할까? 아까 강현우가 들어왔을 때 보이지 않는 힘이 내 휴대폰을 숨기는 것 같더라고.”
“맞아. 나도 그랬어.”
“아무튼 강현우는 건드려선 안 된다고 하더라고.”
이진아는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옆에 놓인 가방을 들고는 모두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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