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이진아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부동산 중개인에게 말했다.
“전 한 층에 두 가구 사는 집이면 돼요. 단독 주택이나 별장은 생각 없어요. 혹시 다른 매물이 더 있나요?”
“있어요. 한 층에 두 가구 사는 집이 마침 이 근처에 있습니다. 그럼 지금 보러 가실까요?”
이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중개인을 따라갔다. 무시당했다는 걸 알아차린 문채원이 버럭 화를 냈다.
“이진아, 오늘 대체 여기 왜 왔냐고. 제발 좀 가만히 있으면 안 돼?”
문채원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이진아의 손목을 잡았다.
“어젯밤에 파혼하기로 했으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바람맞히고 전화도 안 받고. 근데 오늘 또 뻔뻔스럽게 여기 나타나? 인간이 어쩜 이렇게 뻔뻔해?”
그러자 이진아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말씀 다 하셨나요? 문 여사님?”
뜻밖의 호칭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문채원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너... 방금 뭐라고 불렀어?”
이진아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문 여사님이요. 내가 말했잖아요. 이젠 당신들과 연을 끊겠다고. 난 당신 딸이 아니니까 어른인 척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당신 딸은 오직 이수아 하나뿐입니다. 미안한데 난 당신들을 별로 알지도 못해요.”
문채원은 환청이라도 들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예전에 그녀가 이진아를 칭찬하기만 하면 매우 좋아하면서 다음에는 더 잘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냉랭한 얼굴로 문 여사라고 불렀고 눈빛도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문채원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때 이수아가 나서서 말했다.
“엄마, 아무래도 언니가 엄마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이러는 것 같아요. 난 살 집이 있으니까 집은 언니한테 사주세요.”
문채원이 더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래. 진아가 연기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하지. 내 관심을 끌고 싶어서 이러는 게 맞아. 상대하지 말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다가 지치면 돌아올 테니까.’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이수아의 팔짱을 꼈다.
“안 사긴 왜 안 사. 사!”
“고마워요, 엄마.”
이수아가 우쭐거리면서 이진아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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