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이진아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젯밤에 기어서라도 이씨 저택에 갔을 것이다. 강서준이 뭐라 하든 그냥 무시하고 심호흡했다.
강서준은 속이 다 후련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5년 전에 나타난 이수아는 톡 건드리면 바로 부러질 것 같은 인형처럼 가여워 보였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모두 이수아의 편을 들었고 이젠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다들 이진아가 억지를 부리는 것이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주문한 음료가 도착했다. 모두 장서희에게만 고맙다고 할 뿐 이진아가 주문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이진아도 고작 이런 일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아 묵묵히 손에 든 자료들을 정리했다.
오후에 부동산 중개인과 집을 보러 가기로 했다. 어젯밤에 생각지도 못하게 40억이나 생겼으니 더 이상 낡고 허름한 그곳에 살 필요가 없었다.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장서희가 하필 이때 나타나 그녀에게 또다시 엄청난 양의 자료를 건네주었다.
“이것들 정리해놔요. 한 시간 후에 필요하니까.”
이진아가 몇 장 넘겨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팀장님, 이 자료들은 첫날에 저한테 줬던 자료들이잖아요. 주의해야 할 점들 이미 다 정리해놨는데요.”
장서희의 안색이 굳어졌다. 첫날에 넘겨준 자료를 이진아가 이렇게 빨리 끝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정리된 자료를 본 순간 장서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 전무님이 도와준 게 분명해. 이진아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결국 다시 새로운 자료들을 가져왔지만 첫날에 줬던 자료들과 대부분 중복되는 내용이었다.
이진아는 몇 장 넘겨보지도 않고 이미 봤던 자료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채고는 장서희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혹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장서희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그게 무슨 뜻이죠?”
“전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제가 정리한 자료가 이미 충분히 간결하고 명확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혹시 팀장님께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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