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화
이진아는 만족했는지 물으려다가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져 감히 묻지 못했다. 위험한 무언가가 그녀를 칭칭 감고 있는 것만 같았다.
강현우의 속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던 이진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주지훈이 강현우의 휠체어를 밀며 그녀 곁을 지나쳐 갔다. 강현우의 강렬한 기운에 눌린 이진아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가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타고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재빨리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소정인이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두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고 흥분한 탓에 입술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던 이진아가 급히 물었다.
“대표님이 정인 씨를 마음에 들어 하시던가요?”
소정인의 얼굴은 더 빨개졌고 이젠 목까지 빨개졌다.
“마음에 들어 하신 것 같아요. 계속 제 얼굴만 빤히 쳐다보고 아무 말씀도 안 하셨거든요.”
이진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현우가 평소에 누구를 빤히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으니 아무래도 진짜로 마음에 든 모양이다.
그리고 왜 그렇게 빨리 가버렸는지에 대해서는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을 수도 있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도 첫사랑을 보면 평정심을 잃게 되는 법이다.
이진아는 소정인의 손을 꽉 잡았다. 소정인은 흥분한 나머지 목소리마저 떨렸다.
“진아 씨, 다음에도 그분을 다시 만날 수 있나요?”
이미 이진아에게서 2천만 원을 받았다. 이 돈이면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앞으로 돈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그 남자의 얼굴만 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이진아는 현재 강현우의 태도를 정확히 알지 못해 함부로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소정인에게 다른 방을 잡아 주고 그 호텔 방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소정인은 이진아의 연락처도 저장했다.
이진아는 호텔을 나선 후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주지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주지훈을 통해 강현우의 마음을 떠보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마음은 여전히 심란했다.
‘대체 만족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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