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화
판교는 매우 외진 시골 마을로 회암시 시내에서 차로 6시간이나 가야 했고 거의 옆 도시와 맞닿아 있었다.
게다가 아직 KTX가 개통되지 않아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며 가야 했는데 속도도 너무 느렸다.
이도영을 안심시킨 건 서다혜의 성격이 괜찮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차에 타자마자 이진아의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흥미진진하게 점심때까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서다혜가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하자 그제야 운전에 집중했다.
차가 판교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4시였다.
이곳에는 여관이 하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자동차 좌석을 뒤로 젖히고 하룻밤을 자야 했다.
이도영은 어릴 적부터 이씨 가문에서 풍족하게 자라 이런 고생을 해본 적이 없었다. 대충 하룻밤을 때우고 일어났더니 온몸이 쑤셨지만, 8시 정각에 어김없이 일어나 옆에 있는 서다혜도 깨웠다.
서다혜는 착하디착한 모범생 외모에 하얗고 자그마한 체구를 지녔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길이 너무 좁다 보니 차로 올라갈 수가 없어서 아래에 주차해야만 했다.
그가 쏜살같이 걸어가자 서다혜가 황급히 따라갔다.
“도영아, 왜 이렇게 빨리 가?”
이도영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진아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급해졌으니까.
“큰누나가 저에게 준 첫 번째 임무라서 꼭 완수해야 해요.”
그는 이진아에게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지길 원치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꼭 한의사에게서 불면증약을 처방받아야 했다.
서다혜는 안색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발목이 삐끗해 넘어졌고, 무릎에서 피가 흘렀다.
이도영은 둔탁한 소리를 듣고 황급히 뒤돌아봤다. 그는 재빨리 서다혜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동정심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누나, 다리 다쳤으니 차에 남아서 저 기다려요. 한의사댁에 도착하려면 아직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더 걸어가야 해요. 다시 내려오려면 세 시간 정도 걸릴 거예요. 차 안에 먹을 것도 있으니 푹 쉬고 있어요.”
서다혜는 자신이 괜히 짐만 된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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