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화
유승준은 숨이 막힐 것처럼 답답했다. 문득 예코와의 첫날밤부터 그의 신분, 심지어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건 그녀도 먼저 묻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억울한 마음에 또 문자를 작성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
하지만 곧 후회하며 문자를 지웠다. 이건 너무 찌질한 것 같았다.
그는 예코에게 그녀가 무엇을 놓쳤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꼭 만날 날이 있을 거야.’
그 생각을 하며 다시 문자를 작성했다.
[다른 사람 만나면 되지. 내가 너한테 엄청 만족한 줄 알아? 너도 별거 아니야.]
그는 문자를 보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답장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유승준은 거의 이성을 잃을 뻔했다. 심지어 일부러 그를 신경 쓰게 하려는 여자의 수작인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성공한 셈이었다.
그는 평생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한편 그 문자를 확인한 예코는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차단해버렸다. 어차피 다른 사람으로 바꿀 거라면 더 이상 연락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앞에 있는 작가들을 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부분 좀 고쳐 봐요. 요즘은 청순가련형 캐릭터가 인기가 없어요. 대중의 입맛이 변하고 있다고요. 지금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건 반전이에요.”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대본을 가리키다가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이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이진아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녀는 Z에게 문자를 보내 선물을 준비했으니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예코의 전화인 걸 본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예코 씨,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
“진아 씨, 그 작품들 이미 촬영 시작했어요. 괜찮은 작품 몇 개가 또 들어왔는데 아직 줄거리를 수정 중이에요. 투자하고 싶으면 진아 씨한테 투자 기회를 줄게요.”
지난번에 이미 세 개의 대본을 확정했고 적어도 120억 원은 벌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아직 촬영 중인데 예코가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해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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