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9화
하지만 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강현우는 오늘 밤 내내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 유승준의 말을 듣지 못한 듯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화가 난 유승준은 홀로 술을 한 잔 마셨다.
“강현우.”
강현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무심한 말투로 물었다.
“왜?”
“오늘 왜 그래? 왜 계속 넋이 나가 있어?”
미간을 문지르던 강현우는 휴대폰이 울리자 이렇게 말했다.
“이만 가볼게.”
유승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오늘 밤 이 자리는 강현우가 마련한 자리였고 유승준에게 이진아를 만나 이씨 가문의 회사에 괜찮은 프로젝트를 주라고 했다. 그리고 유승준은 그걸 받아들였다.
그런데 앉자마자 가겠다고?
오늘 밤 유난히 답답했던 유승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너...”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지훈이 강현우를 데리러 왔다.
억울한 마음이 밀려온 유승준은 휴대폰을 꺼내 잠자리 파트너에게 문자를 보냈다.
[물어보잖아. 뭐 하느라 바쁘냐고.]
전에 보낸 문자도 아직 답장하지 않았다. 그 여자가 그보다 더 바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분을 더 기다려도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유승준은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무시를 당해본 적이 없었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가면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코, 이러면 재미없지. 네가 날 부를 땐 매번 갔었는데 내가 부르니까 바쁘다고 핑계를 대는 거야?”
예코는 지금 여러 작가들과 다음 회차 대본을 정하는 중이었다. 유승준의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유 대표,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얘기 다 끝난 거 아니었어?”
처음 잠자리를 가질 때 유승준은 먼저 세 가지 조항을 약속했다. 상대방의 사생활을 절대 캐묻지 않고 잠자리 외에는 연락하지 않으며 서로의 삶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요구 조항을 꺼낼 때 유승준의 태도는 무척이나 거만했다. 상대가 거절하면 다른 여자를 찾을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예상외로 상대도 흔쾌히 동의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