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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보다 못한 감시인이 결국 이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이진아는 유씨 가문과의 프로젝트 자료를 처리하던 중이었다. 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이에요?” “이진아 씨, 도영 씨 정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에 든 자료를 옆으로 밀어냈다. “도영이가 왜요?” 감시인은 소정인이 정말 이진아가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먼저 꺼내지 않았다. “그냥 진아 씨를 만나고 싶어 해요.” 이진아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혼자 버티게 내버려 둬요. 이번 일을 제대로 반성하게 해야죠.” 이도영이 그 물건에 손을 댄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지력만 있다면 분명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감시인은 굳게 닫힌 문을 쳐다보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되신다면 그래도 한 번 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친동생이잖아요.” 이진아는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질렀다. “오후에 갈게요, 그럼.” 재빨리 손에 든 자료를 처리하고 막 외출하려는데 온석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대표님, 도윤기 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제 전화를 받지 않아요.” 이진아는 즉시 핸들을 돌리고 먼저 도윤기를 찾으러 회암대학교로 가기로 했다. 도윤기의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열이 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진아는 침대 앞에 서서 그의 이마를 만져본 다음 베란다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열이 이렇게 심하게 나는데 룸메이트한테 돌봐달라고도 안 했어?” 도윤기는 어떤 면에서는 참으로 서툴렀다. 그는 이진아의 손을 쳐내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신경 쓰지 마세요, 대표님.” 그러고는 몇 번이나 기침했다. 이진아는 문득 그가 고슴도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도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 않으니까. 룸메이트에게 들키기 싫어하는 걸 보면 친구들과의 관계도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다. 이도영이 전에 사람을 시켜 도윤기를 때린 적이 있다는 사실이 떠오른 순간 이진아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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