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0화
이진아는 낡은 빌라에 도착해 가져온 음식들을 테이블에 놓았다. Z가 잠든 모습에 그녀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박여진은 Z를 살짝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자요. 사흘 동안 매일 올 테니까 하루에 10시간 이상 자야 해요. 안 그러면 화낼 거예요.”
열이 내린 Z는 천천히 일어났다.
이에 이진아가 눈치껏 등을 돌렸다.
“안 볼 테니까 옆에 있는 조명이나 켜요. 어두컴컴한 데서 밥 먹을 순 없잖아요.”
Z는 그녀의 손을 잡고 조명을 켰다.
어두운 조명이었지만 식사를 하는 데는 충분했다.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두 사람의 손목에 차고 있던 팥 팔찌가 서로 스쳤다. 그 순간 묘한 정적 속에서 애틋함이 느껴졌다.
이어진 사흘 동안 이진아는 하루에 두 번씩 Z를 찾아왔고 밤에도 최대한 그의 곁을 지켰다.
넷째 날에도 계속 오려 했는데 소정인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진작 삭제한 번호인지라 소정인인 줄도 모르고 전화를 받았다.
한편 소정인이 다짜고짜 폭탄 발언을 했다.
“나 도영 씨 아이 가졌어요.”
이진아는 순간 제 귀를 의심하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피식 웃었다.
“지금 무슨 헛소리예요?”
소정인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녀는 심지어 지금 이도영의 방 앞에 서 있다고 했다.
“진짜예요. 지금 도영 씨 방 앞에 있어요. 이미 도영 씨한테도 다 얘기했는데 경호원이 안 들여보내네요. 진아 씨도 여기 왔었으니 그동안 내가 줄곧 도영 씨 옆에 있어 준 것도 알겠네요.”
전에 이도영을 만나러 갔을 때 그의 불안한 모습을 떠올랐다. 이진아는 가슴이 답답해져서 재빨리 차를 몰고 그리로 향했다.
소정인은 오늘 화려하게 차려입어서 전혀 대학생 같지도 않았고 예전의 수줍은 모습과도 아예 딴판이었다.
이진아를 보자 그녀는 고개를 들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방금 도영이한테 다 말했어요. 이 아이는 도영의 첫 아이예요.”
이진아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아 손을 맞잡고 있는 이도영을 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도영아, 네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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