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화
문 앞에서 기다리던 이진아는 그 모습을 보더니 어이가 없었다.
“울긴 왜 울어? 며칠 있으면 스무 살인데 철 좀 들면 안 돼?”
이도영은 뒤늦게 두려움이 밀려와 얼른 눈물을 닦았다.
“여긴 평생 다시 안 올 거야. 누나, 내가 맹세하는데 죽어도 다시는 안 와.”
거의 하늘에 맹세라도 할 기세였다.
이진아는 웃으면서 신난 얼굴로 책들을 차에 옮기는 이도영을 쳐다보았다.
별장에 데려다주면 소정인과 마주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도영을 본 소정인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도영아, 드디어 나왔구나. 너무 잘됐어. 우리 앞으로 평생 여기서 함께 살자, 응?”
소정인을 보자마자 이도영의 얼굴에 감돌던 미소가 순식간에 옅어지더니 책을 묵묵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소정인이 그의 소매를 잡고 물었다.
“어딜 가려고? 곧 설이잖아. 나도 너랑 같이 나가서 데이트하고 싶어.”
그러자 이도영이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누나랑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낸 지 너무 오래됐어. 금방 올 테니까 넌 집에서 기다려.”
소정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움켜쥐었다가 갑자기 배를 감싸 쥐었다.
“도영아, 배가 너무 아파. 병원에 좀 데려다주면 안 돼?”
연기 하나는 기가 막혔다. 이마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당장 쓰러질 듯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이도영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붙잡고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배가 너무 아파. 네가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우리 아기도 엄마 아빠가 같이 있길 바랄 거야.”
이도영이 난처한 표정으로 이진아를 쳐다봤다.
이진아는 그제야 소정인의 연기력도 보통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뻔뻔한 연기력이 어지간한 배우 뺨치는 수준이었다.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홱 돌아서면서 한마디 던졌다.
“그럼 옆에서 잘 챙겨줘. 설음식은 전에 내가 좀 사다 놨어.”
이도영은 그녀가 가는 걸 보고 발걸음을 떼려다 소정인의 비명에 멈칫했다. 소정인은 바닥에 주저앉아 배를 감싸 쥔 채 창백한 얼굴로 신음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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