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8화
5년을 뒤쫓아왔는데, 지금 와서 전부 연기였다고 생각하니... 강서준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분명 이진아를 미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음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감정은 감출 수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가장 깊이, 가장 치명적으로...
옆에서 강서연이 뭐라고 계속 떠들고 있었지만,
강서준은 손목을 천천히 주무르며 한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만약... 진아 곁에 정말 아무도 안 남는다면... 회사도 무너지고, 친구도 떠나고, 도영이까지 떠나고, 그 정체불명의 남자까지 사라진다면... 그때는, 진아가 나한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그래. 그녀의 모든 걸 부숴야 한다.
그래야 이진아는 비로소 그의 곁에 머물게 될 테니까.
...
그 시각, 강서연은 완벽하게 준비된 얼굴로 강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거실에는 강윤석이 조용히 앉아 있었고, 곁에는 집사가 묵묵히 서 있었다.
공기가 묵직했다.
“서연아, 내가 오늘 너를 부른 이유, 짐작하지?”
“네, 할아버지!”
강서연은 눈을 반짝이며, 주저 없이 무릎을 꿇었다.
“할아버지, 다 이진아가 삼촌을 유혹해서 그래요! 저, 브라운 베이에서 이진아가 삼촌한테 매화꽃을 주고, 각종 선물을 들고 찾아오는 걸 몇 번이나 봤어요. 그러면서도 겉으론 청순한 척 포장하고... 그리고 들으셨어요? 유혜정이요, 그 언니는 이진아한테 납치당한 후에 죽었다고 하잖아요. 그 일도 삼촌이 나서서 수습했다더라고요. 삼촌이 이진아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아직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는 아니에요!”
강윤석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최근 외부 소식에 신경을 못 썼던 그는 유혜정 사건에 강현우가 개입했다는 건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조용히 집사에게 말했다.
“이진아 쪽 회사가 요즘 누구랑 접촉하는지 확인해 봐.”
덫을 놓겠다는 뜻이었다.
이참에 이진아를 완전히 짓밟아 다시는 못 일어서게 할 생각이었다.
강서연의 눈빛이 반짝였다.
입가엔 확신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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