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화
서다혜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 각오했어요? 제 방법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면서 저한테 책임 돌릴 수도 있을 텐데. 강서준 씨, 지금은 우리 둘이 한배를 탄 셈이에요.’
어차피 마지막에 어떻게 되든, 함께 끌어내릴 사람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강서준은 서다혜가 영 내키지 않았다. 늘 뭔가를 숨긴 채, 그림자 속에서 노려보는 독사 같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수라 해봐야 결국 남는 건, 상대를 밟고 망신 주고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만드는 것뿐이다. 그래서 이진아가 더 이상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게, 반드시 밑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싶었다.
“죽이지만 않으면 돼요. 살아 있게만 해 주세요.”
누구보다 끝까지 갈 각오가 있으니까 이후의 일은 자신이 직접 해결할 생각이었다.
강현우가 이진아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뭐든 다 내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강서준은 달랐고 그는 진짜 뭐든 할 수 있었다.
서다혜는 전화를 끊고 곧장 또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자를 망가뜨리는 가장 빠른 방법, 소정인 때처럼 남자들을 시켜서 한 번에 덮치게 하고 그 영상을 세상에 뿌리는 것이다.
한번 그런 꼬리표가 붙으면 평생 다시는 떳떳하게 고개 들 수 없다.
서다혜는 이런 짓이 악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모든 게 이진아가 자초한 결과라고만 여겼다.
...
이진아는 문 너머로 들려오는 발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고 손에는 미리 준비해 둔 무기를 꼭 쥐고 숨을 죽인 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를 만큼 시간이 흐른 뒤, 바깥에서 드디어 인기척이 들려왔다.
먼저 들린 건, 우두머리 남자의 목소리였다.
“이제 들어가. 신호 떨어졌고 현장 준비가 다 됐어. 영상 찍을 때 얼굴 제대로 나오게 하고 끝나면 한 명당 4억씩 줄 거야.”
“네, 고마워요, 한범 형. 그런데 형도 같이 안 들어가요? 이진아 진짜 예쁘다던데요.”
이 말에 누군가가 말하는 사람을 세게 한 대 쳤다.
“야, 너 우리 한범 형이 얼마나 순정파인지 몰라?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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