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9화
주지훈이 뒤따라오며 차에 타자 강현우가 물었다.
“누가 너더러 TV 틀래?”
운전석에 앉은 주지훈은 억울한 듯 말했다.
“그냥 진아 씨한테 사실을 좀 알려주고 싶었어요. 대표님을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게요.”
그도 그럴 것이 이진아의 눈에는 강현우가 강서연을 위해서라면 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내다봤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며 또다시 약을 찾으려 하자 주지훈이 재빨리 말렸다.
“대표님, 일단 가봅시다. 오늘 밤은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네요.”
강윤석은 지난 20여 년 동안 오늘처럼 창피를 당한 적이 없었다. 강씨 가문은 그토록 고고했는데 하룻밤 사이에 남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강현우는 이번 일로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강씨 저택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마치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
주지훈은 백미러로 그를 힐끗 쳐다봤다. 늘 그렇듯 대표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영원히 알 수 없었다.
또한 그 아이도...
아무도 그 아이의 생모가 누구인지 모른다. 주지훈은 강현우의 곁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물어봐야 할 것만 물어보고 주제넘은 말은 일절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래서 많은 일에 대해 사실 그도 잘 모른다.
주지훈은 묵묵히 액셀을 밟고 강씨 저택까지 도착했지만 끝내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어르신께서 이번에 몹시 화나셨어요. 어쩌면...”
강현우의 손에 쥐어진 실권을 약화하려 하실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강현우의 개인 지분율이 워낙 높아서 강윤석이 아무리 강씨 일가의 다른 사람들을 경영진에 앉히려고 해도 그의 자리는 끄떡없다.
이건 단지 강현우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문제였다.
강현우는 휠체어에 탄 채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집안에는 싸늘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거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한가운데에 강윤석이 있었다.
그의 앞에는 찻잔이 놓여있었고 예상과는 달리 분노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들 그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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