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8화
바깥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이진아가 있는 곳은 한없이 조용할 따름이었다.
그녀는 브라운 베이 로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벌써 네 시간이나 꿇어서 무릎은 저릿저릿했지만 감히 일어설 엄두도 내지 못했다.
강현우가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지 확신할 수 없었으니까.
다만 이렇게 계속 무릎을 꿇고 있자니 너무 아파서 소파 쪽으로 몇 걸음 움직였다.
그것참 이상했다. 강현우는 위층으로 올라간 후 더는 내려오지 않았고 별장에는 가정부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그녀는 하품이 나왔다. 어젯밤 조유하와 함께 우한범을 감시하느라 한숨도 못 잤다.
이제 슬슬 지치고 졸음이 몰려와 무심코 소파에 기대 잠이 들었다. 심지어 꿈속에서 옆에 있던 베개를 끌어안고 하반신은 바닥에 둔 채 상반신은 소파에 걸치며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새벽까지 곤히 자고 있다가 누군가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그녀는 황급히 품에 안겨 있는 베개를 던져 버리고 다시 얌전히 무릎을 꿇었다.
살며시 고개를 들자 강현우가 옆에 떡하니 앉아 있었다.
그 순간은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친 기분이었다. 강현우가 대체 언제부터 이 자리에 앉아 있었던 걸까?
그녀가 잠든 모습을 본 걸까?
다만 그는 이진아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중의 자료만 뒤적거렸다.
이에 이진아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아무래도 강서연이 크게 다치진 않았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강서연을 극진히 보살피는 강현우가 자신을 이렇게 내버려 둘 리가 없으니까. 진작 아작내버렸겠지.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주지훈이 아래층에 내려와 강현우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어르신께서 본가로 오시라고 합니다.”
강서연의 일로 강윤석은 막내아들 강현우와 이진아의 관계가 결코 결백하지 않다는 걸 확신했다. 적어도 강현우만큼은 사심을 품은 게 분명했다.
이번에 강서연의 일을 이토록 크게 벌인 건 강윤석의 얼굴에 먹칠한 거나 다름없었다.
강씨 일가 사람들은 모두 그가 이번 일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지켜보고 있었다.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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