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3화
그 말에는 감정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고 그저 홀가분하게 내뱉는 말투였다.
하지만 이진아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이 질문은 그녀의 인생을 좌우할지도 모르는 중대한 질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친부가 누구인지 모르고 회암시에도 아무런 미련이 없었다. 만약 외국으로 간다면 강현우의 현재 곤경이 해결될 수 있을까?
어쨌거나 강윤석이 바라는 것은 그의 태도일 뿐이니까.
이진아는 옷깃을 꽉 잡고 몇 분 동안이나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의 뒷모습에서 무언가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한참 후에야 그녀가 나직이 말했다.
“좋아요. 대표님 말대로 할게요. 평생 돌아오지 않을게요.”
말이 떨어진 순간 방 안의 분위기가 갑자기 섬뜩하게 변했다.
이진아는 사색이 된 채 자신이 또 무슨 말실수를 했는지 몰라서 머뭇거렸다.
분명 묻는 말에 대답했을 뿐인데...
“진아야, 이 질문에 대답할 때 네 남자친구는 생각이나 했어?”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Z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현재 상황이 더욱 중요했으니까.
사랑만으론 배를 채울 수 없고 지금 이 사람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고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을까?
그녀는 Z에게 많은 약속을 했지만 언젠가 Z도 다 잊을지 모른다.
대부분 남자들은 아내를 잃고 괴로워하면서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재혼해버리니까.
Z를 정말 좋아하지만, 외국에 나가면 엄청 괴롭겠지만 지금으로선 이것이 최상의 선택이었다.
“그럼 대체 제가 어떻게 대답하길 원하시는 거죠?”
그녀는 더 이상 강현우의 감정을 추측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별안간 강현우가 돌아서서 그녀를 바라봤다.
이진아는 처음으로 그의 눈에서 미묘한 증오를 발견했다.
증오와 아쉬움이 뒤섞여 더욱 짙은 감정으로 변했고 짙어지다 못해 질식해버릴 것만 같았다. 이진아는 본능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강현우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옷장으로 가더니 깨끗한 옷을 꺼내 화장실로 들어갔다.
밖에 서 있는 이진아는 여전히 그의 의도를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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