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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그룹 임원은 환각이 나타난 줄 알고 제 눈을 비벼댔다. 해가 서쪽에서 뜬 걸까? 강인 그룹에 사모님이 생겼고 게다가 대표님은 사모님을 엄청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괜찮아요. 당분간 안 올 거니까.” 눈치 빠른 임원이 재빨리 다가왔다. “혹시 사모님과 다투셨어요? 대표님 평소에 일이 바쁘시고 해외 회의도 많으시잖아요. 사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시면 자연스럽게 정이 쌓일 겁니다.” 그는 말하면서 혼인신고서에 적힌 이름을 살짝 엿보았다. 대표님 같은 사람을 사로잡은 여자가 과연 누구일까 궁금했다. 하지만 이름을 본 순간, 그는 온몸이 움찔거렸다. 이번엔 진짜 못 참고 대놓고 눈을 비볐다. ‘아니, 잠깐만,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하지? 이진아?’ 강인 그룹에서 이진아를 모르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녀는 강인 그룹에서 일할 때 강서준과 매우 가까웠고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강서준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던 여자였다. 무릇 강서준 주변에 여자가 나타나면 이진아는 무조건 그 여자를 쫓아내고 계속 강서준에게 들러붙었다. 이진아가 예쁜 건 팩트였다. 그 어떤 여배우도 그녀의 미모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강서준만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 임원은 제 눈을 의심했다. ‘에이, 설마, 동명이인이겠지...’ 하지만 옆에 놓인 사진은 거짓말을 못 한다. 그건 누가 봐도 이진아였고 심지어 매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오히려 사진 속 대표님이 온화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임원은 사진까지 확인한 자신이 너무 한스러웠다. ‘대체 왜 이걸 궁금해하냐고? 이제 됐니? 대표님 마음을 사로잡은 여자가 이진아래. 이제 만족해?’ 그는 마치 아무것도 못 본 척 묵묵히 뒤로 물러섰다. 한편 강현우는 혼인신고서를 다시 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시간 내서 함께해줘야죠.” 그녀가 원하지 않을까 봐 걱정일 뿐이다. 강현우가 안 보여야만 편하게 지낼 테니까. 임원 송윤재는 40대 후반인데 지금 몹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대표님이 작정하고 이성분과 시간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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