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1화
강현우는 혼인신고서를 집어넣은 다음 펜을 쥔 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강서준은 세상만사에 신경 쓰지 않고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는 듯한 강현우의 모습이 진저리가 났다.
그날 밤 강씨 가문 본가에서 강현우는 간단한 몇 마디로 엄청난 위기를 해소했다. 그 바람에 다른 사람들만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더러 보름 안에 결혼하라고 했다. 이진아와 엮이는 걸 원치 않아 하는 게 분명했다.
그 생각에 강서준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삼촌, 할아버지께서 보름 안에 결혼하라고 하신 거 잊지 말아요. 요즘 며느릿감 고르시는 데 여념이 없으시다고 들었는데 요즘 진아한테 갈 시간도 없죠?”
그와 이진아는 결국 이어질 수 없을 것이다.
강현우가 펜을 쥔 손을 멈칫하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강인 그룹 경호원들이 사무실로 들어와 강서준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나가주시죠.”
강서준이 옆으로 늘어뜨린 주먹을 꽉 쥐었다. 강현우가 그를 업신여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도 엄연히 강씨 가문 사람이고 발을 딛고 선 이곳도 강씨 가문의 땅인데 왜 나가야 한단 말인가?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경호원들이 먼저 움직였다.
그동안 꾸준히 복싱 훈련에 매진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실력을 발휘할 때였다.
강인 그룹 경호원들과 팽팽하게 맞서긴 했으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그들에게는 상대가 안 되었다.
강서준은 제압당한 후 강현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삼촌, 서연이가 그러더군요. 뭔가를 신경 쓸수록 일부러 더 무심한 척한다고. 지금 속으로 초조해서 미치겠죠? 그렇게 오랫동안 진아를 탐냈었는데 결국은 다른 여자랑 결혼해야 하니까. 이젠 내가 삼촌을 비웃을 차례네요.”
강서준은 억울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끌려나가면서도 몇 마디 더 비아냥거리려던 그때 엄청난 희소식이라도 전해졌는지 꼭대기 층 전체가 갑자기 축제 분위기로 들떴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엘리베이터까지 끌려갔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춰 섰을 무렵 지나가던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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