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9화
이진아는 가방끈을 꽉 쥐고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내다보았다.
강현우는 그녀의 옆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그마한 얼굴에 머리를 하이 포니테일 스타일로 묶어 참으로 예뻤다.
그는 심하게 요동치는 감정을 감추려고 고개를 숙였다.
“억지 그만 부리고 나랑 돌아가자.”
이진아가 갑자기 차분하게 말했다.
“내려줘요.”
강현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가 이내 헛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그녀는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또 그날의 그 눈빛이었다. 모든 것을 깊은 곳으로 끌어들이려는 듯 왜곡되고 광기 어린 눈빛.
이런 그가 정말로 그녀를 놔줄까?
그런데 바로 그때 차 문 잠금장치가 풀렸다.
이진아는 가방을 움켜쥐고 강현우를 뒤돌아보았다. 강현우는 휠체어에 앉아 하얀 손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가.”
이진아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려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강현우는 차 안에서 등을 기댄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진아가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에게 붙잡혀 돌아왔는데 잔뜩 굳은 얼굴로 밖에 서 있었다.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강현우는 이진아를 돌아보면서 웃었다.
“왜 안 뛰어?”
이진아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듯했다. 우아한 고양이에게 농락당하는 가련한 쥐 같은 기분이었다.
어찌 된 상황인지 깨달은 그녀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강현우는 이진아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었다. 단지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붙잡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했을 뿐.
며칠 동안 찾아오지 않았던 건 그저 그녀에게 자유를 준 것이었지만 그녀는 그 자유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은 그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은 다음 차 문을 쾅 하고 닫았다.
자동차 잠금장치가 다시 걸렸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가 달리는 방향은 회암시였다.
이진아는 속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그 불길이 점점 더 거세졌다.
강현우가 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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