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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서이현은 두 사람을 떼어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엄청난 자제력으로 겨우 참았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방 문을 닫았다. 천천히 닫히는 문틈 사이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진아가 피하려는데 강현우가 강제로 얼굴을 잡고 다시 키스하는 모습이 보였다. 방 문이 완전히 닫혔다. 밖에 서 있는 서이현은 어두운 기운을 내뿜었고 표정도 무척이나 섬뜩했다. 마침 옆 방에서 나오던 심성호가 그녀가 멍하니 서 있는 걸 보고는 가까이 다가왔다. “이현아, 안 들어가고 여기서 뭐 해?” 서이현의 낯빛이 금세 정상으로 돌아왔다. “외삼촌, 저를 도와주겠다고 했던 거, 진심이에요?” 심성호는 그제야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진 걸 알아챘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만 같았다. 서이현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 서이현을 잘 보살펴달라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를 감싸 안고 옆 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뭐 속상한 일이라도 있었어? 외삼촌한테 말해봐.” 서이현은 조금 전에 본 광경을 떠올리면서 입술을 깨문 채 이진아에 대해 얘기했다. 심성호는 자리에 앉아 휴지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울지 마.” 그녀는 눈물을 닦은 후 마음을 진정하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원래는 이진아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오늘 밤 그 장면을 목격한 순간 이진아를 과소평가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심성호는 그녀가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 “외삼촌이 방법을 생각해볼게. 당분간은 회암에 있을 테니까 힘든 일 있으면 천천히 말해.” “감사합니다, 외삼촌.” 서이현은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해서 우울하게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감정을 추스른 후 이진아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한편 옆 방. 이진아는 숨을 쉴 수 없어 질식할 것만 같았다. 온몸에 힘이 축 빠져 겨우 강현우를 밀어내고 애원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제발 그만해요.” 그녀는 강현우의 품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고 입가가 촉촉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여전히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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