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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그는 전화를 끊고 와인 한 병을 열며 서이현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부 문자를 보냈다. 7, 8대의 차량은 이 황량한 오지를 순식간에 떠나 이 곳엔 작은 흙무더기 하나 외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 이곳은 사원에서 10km 떨어진 곳이었다. 한쪽은 신성한 불교 정토였고, 다른 한쪽은 은밀한 악이 묻힌 땅이었다. 갑자기 짐승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가르더니 두 개의 눈부신 흰 실루엣이 숲속을 미친 듯이 가로질렀다. 두 실루엣은 흙무더기 앞에 멈추더니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평상복을 입고 풍채가 범상치 않은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주변에 던져진 주사기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뭘 파고 있는 거야?” 하얀 실루엣은 계속 파헤치며 온몸이 더러워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애들아, 그만 파.” 주삿바늘을 주워 절벽 아래로 던지던 남자는 이곳에 무엇이 묻혔는지 알고 싶지 않은 듯했다. ‘라키’와 ‘세키’라는 이름의 두 체코슬로바키아 늑대개는 미친듯이 땅을 파헤치더니 이내 손을 내밀고 있는 누군가와 마주쳤다. 남자는 원래 근처에 놓인 막대기를 집어 들고 이 등신들을 혼을 내주려 했지만 그 손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확 끌어올렸다. ‘여자?’ 라키는 몸집이 더 컸다. 두 개는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 야성이 남아 있으면서도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 게다가 일어서면 성인과 키가 비슷할 정도로 커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을 겁먹게 할 정도였다. 거기에 탄탄한 근육으로 만들어진 몸집은 우아하기까지 했다. 남자는 이진아의 옆에 쪼그려 앉았는데 그 역시 키가 컸다. 손을 뻗어 그녀 입에서 무언가를 뽑아내던 순간, 그는 아주 밝고 빛나는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이런 곳에 묻혀 있으면서도 위를 향해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손에는 피 흔적이 가득했고 손톱은 이미 부러져 있었는데 밧줄을 벗어나려고 얼마나 난폭하게 버둥댔는지 알 수 있었다. 아플수록 더욱 정신이 또렷해졌고, 정신이 또렷해질수록 살고 싶다는 욕망은 더욱 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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