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8화
소민준은 말을 멈췄다.
일단 큰형이 이렇게 말하는 건 진심이라는 뜻이었다.
만약 그가 계속 떼를 쓰면 앞으로 소씨 가문의 문턱도 밟지 못할 게 뻔했다.
그의 가슴 속에는 묘한 답답함이 밀려왔다.
이런 감정은 익숙지 않았다.
비록 그곳 사람들 모두가 그를 싫어했지만 그는 애초에 그들을 눈여겨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그냥 죽이지 않을 걸 오히려 감사해야 할 입장이었다.
차가운 말이나 모욕 따위는 그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도살장의 사냥꾼이 돼지우리 속 돼지들의 말을 개의치 않듯이, 그는 그런 말들로 화를 내거나 상처받을 리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정말로 아팠다.
머리에 꽂은 화관마저 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다.
“오빠, 왜...”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밖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저택의 대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더니 열 대가 넘는 차량이 진입했다.
차량이 정원 근처에 멈추자 소민준은 즉시 이진아를 자신의 뒤로 숨기려 했다.
그때 검은색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강현우였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강현우는 이진아를 발견하자 손가락을 까딱 움직였다.
“이리 와.”
이진아는 문 뒤에서 고개만 내밀고 강현우를 몇 초 동안 관찰한 뒤 소민준에 물었다.
“오빠, 이 사람 누구예요?”
공개적으로 ‘오빠'라고 부르자 소민준의 가슴 속에 이상한 감정이 일었다.
수줍음과 동시에 은근한 우월감이 밀려왔다.
강현우는 단 한 번의 시선으로 이진아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눈을 감았다 뜨며 3초간의 침묵을 한 뒤,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진아야, 이리 와. 원래 대로라면 넌 나를 ‘여보'라고 불러야 해.”
이진아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소민준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속삭였다.
“오빠, 진짜예요?”
소민준은 입술을 꽉 깨물고 침묵을 지켰다.
차량에 기대어 있던 서하늘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해상 루트, 소씨 가문이 포기하는 건가요? 소민준 씨의 형님께 연락 안 왔어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소민준과는 이성적으로 소통할 수 없다는 걸.
그는 진정한 의미의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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