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6화
강현우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욕실 문을 열고 나오자 온 집안에 퍼진 그녀의 향기가 수천 개의 바늘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아 피할 곳조차 없었다.
혼인신고서가 서랍이 아닌 베개 위에 놓여있었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혼인신고서를 옆 서랍에 던져 넣었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는데 여전히 결혼반지를 끼고 있었다.
이진아에게 당당하게 준 반지였지만 그녀는 한 번도 끼지 않았다.
두 눈이 파르르 떨리더니 손을 뻗어 반지를 빼려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힘을 줘도 반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선을 늘어뜨리고 자세히 살펴보다가 침대에 걸터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힘을 줬는지 주지 않았는지 그가 모를 리가 있겠는가? 그냥 자신을 속이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다음 날까지 침대에 앉아 있었다. 밖에 비가 그쳤고 본가에서 오라고 전화가 왔다.
오늘 강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몹시 바쁠 예정이었다.
강현우는 옷을 갈아입고 안방을 나서려다 문득 고개를 숙여 반지를 내려다보았다. 결국 빼지 못했다.
연하국에서 강씨 가문의 지위가 매우 높았다. 강윤석의 팔순 잔치처럼 성대한 광경은 일반인은 볼 수 없을뿐더러 언론도 감히 보도하지 못한다. 일반인들이 각종 헤드라인에서 볼 수 있는 건 연예인들의 소식뿐이었다. 권력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거의 보기 힘들었다. 고위 관리가 권력에서 밀려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강현우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 창가를 지나가다가 이진아가 옮겨 심은 나무를 보았다.
순간 발걸음이 멈췄다. 그녀가 아직 그곳에 서서 웃으며 그에게 묻는 것만 같았다.
“여보, 여기에 심을까요?”
옆에서 기다리던 주지훈은 강현우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걸 보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대표님, 모두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오늘 강씨 가문 사람이라면 모두 사당에 가서 향을 피워야 했다. 절차가 매우 복잡했기에 그가 진두지휘해야 했다.
강현우가 나타나지 않으면 오늘 팔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