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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그 말을 하고 나니 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건 뭐 애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방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서로의 숨소리만 들렸다. 그의 몸에서 퍼진 기운이 그녀의 몸으로 스며드는 것 같았다. 강현우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매력적인 남자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내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주 비서한테 데려다주라고 할게.” “네, 감사합니다.” 차에 오르고 나서 그녀는 갑자기 약간 후회했다. 주지훈이 그녀를 대하는 것이 차가웠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빛에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뒷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그의 눈빛에 가득 찬 경멸을 느낄 수가 있었다. 차가 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주 비서님은 내가 싫은 거죠?” 주지훈은 양손을 핸들에 올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 “난 아직도 이진아 씨가 무슨 목적으로 이러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간에 선을 넘지 마세요. 대표님께서 한 번 봐주셨다고 해서 두 번까지 봐주시지는 않으니까요. 대표님 성격 잘 알잖아요.” 자꾸 심기를 건드리면 아무도 그녀를 구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진아는 조금 놀랐다. 강현우의 비서라는 사람이 이리 대놓고 강현우의 성격이 좋지 않다고 하다니. 그녀가 보기에 강현우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차갑지가 않았다. 차에서 내리려고 문을 열자 그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이진아 씨, 진심으로 충고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번 미치면 멈출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녀는 그가 강현우한테서 떨어지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웃으며 넘겼다. “명심할게요.” 그 모습에 주지훈은 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중에 고생을 해봐야 알지. 그가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강현우는 이미 서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재의 분위기는 호화롭고 무거웠다. 그가 의자에 앉아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있었다.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눈치챈 그가 입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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