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7화
서하늘은 차 안에서 들려오는 총성에 순간적으로 담배를 들고 있던 손을 흠칫 떨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그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급히 담배를 꺼 쓰레기통에 던진 서하늘이 차 문을 열어보았다.
차 안에서는 강현우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진아를 꼭 끌어안은 채 어찌할 바를 몰라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 광경에 서하늘은 복잡한 감정이 한데 얽힌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우선 병원부터 가자.”
강현우는 이진아를 품에 안은 채 병원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도무지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무력하게 떨려오는 손끝이 도무지 자신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서하늘은 급히 이진아를 받아 안고 병원 쪽으로 걸어갔다.
한참이나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강현우도 뒤따라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강현우는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발이 자꾸 푹푹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자신이 밟고 있는 게 딱딱한 콘크리트 땅이 아니라 두껍게 깔아둔 솜처럼 느껴졌다. 세상이 두 겹으로 겹쳐진 듯 어지럽게 보이더니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오직 조금 전의 그 장면만이 뼛속 깊이 새겨져 지워지지 않을 잔상으로 남아 머릿속에 반복적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강현우는 정처 없이 병원 복도를 걸어갔다. 의사들이 이진아를 둘러싸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피를 많이 흘린 탓에 이진아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지만 정신을 잃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눈을 꼭 감은 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어깨에 박힌 총알을 제거하고 모든 응급처리를 마친 이진아는 병실로 이송되었다. 침대에 가만히 기대앉아 있는 그녀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강현우는 병상 옆으로 다가가 한껏 가라앉은 눈으로 이진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진아는 왜인지 아까와 달리 강현우를 바라보지도, 먼저 말을 걸어오지도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던 강현우는 마침내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
이진아는 여전히 창백한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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