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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주지훈은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쥔 채 자신의 다리에 대해서는 조금의 걱정도 하지 않았다. 처형당하던 때부터 그는 자신의 재활 회복 확률을 30%로 예상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구하러 올 것쯤은 이미 예상했지만 그 사람이 이진아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역시 강현우가 그녀를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진아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해 잘해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주지훈에게 그녀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내려앉은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그런 눈부시도록 빛나는 동아줄에 홀리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표님, 해외 쪽 가문은 어쩌려고 그러세요...” “그런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해보자.” 강현우의 목소리는 지나칠 정도로 무덤덤했다. 그 순간, 주지훈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토록 강한 사람이 왜 그렇게나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이진아가 그 어떤 비밀도 모른 채 살아가 준다면, 모든 걸 알고도 강현우를 진심으로 사랑해준다면, 비로소 살아갈 이유를 얻는 사람처럼 굴었다. 강현우는 이진아가 누군가의 음모에 휘말려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땐 자신도 함께 따라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죽음 자체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다만 이진아와 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 상황이 더욱 끔찍했다. 만약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차라리 함께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럼 적어도 다음 생에는 함께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강현우는 이런 부분에서만큼은 위험할 정도로 광적이고 어두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어두운 면을 그 누구에게도 감히 털어놓지 못하고 보여주지도 못했다. 이렇게 음침한 사람을 이진아가 좋아할 리 없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눈부시도록 밝게 빛나는 선배였다. 고요한 병실 안에서 주지훈의 휴대폰 벨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화면에 뜬 발신인은 다름 아닌 이진아였다. 그녀는 조용하고도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은 좀 어때요?” 그러자 주지훈은 반사적으로 병상 옆에 앉아 있던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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