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5화
이진아는 강현우를 침대 쪽으로 끌어당겼다. 피부 끝으로 느껴지는 축축하게 젖은 그의 머리카락에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물었다.
“오기 전에 샤워라도 한 거예요?”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를 돌렸다.
이진아는 답답하면서도 새침한 남자를 바라보며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그의 입술일지라도 혀를 갖다 대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입을 맞추자마자 강현우의 태도가 한층 더 유순해졌다.
눈빛은 조금 전과 달리 더 깊어지더니 두 손을 이진아의 허리 위에 얹어두었다. 그러고는 잠시 망설인 끝에 질문을 던졌다.
“대체 물어보고 싶은 게 뭐길래 이래?”
이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알고 싶은 게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다.
그다음부터는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강현우는 마음먹고 들이대는 이진아를 결코 밀어낼 수 없었다.
밀어내긴커녕 머릿속이 새하얘져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두 사람이 움직임을 멈췄을 때는 이미 창밖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
기진맥진한 이진아가 몸을 돌리며 하품을 한 번 했다.
“일단 좀 자고 나서 다시 물어볼게요.”
강현우는 침대 가장자리에 누워 이진아를 품 안으로 꼭 끌어당기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진아는 금세 잠이 들었다. 요즘 들어 꿈을 자주 꾸게 된 그녀는 강서준과 마주했던 이후로 꿈속에서 끊임없이 같은 장면만 반복해서 보게 되었다. 사실 그녀는 지금 아주 불안정한 상태였다.
꿈속에 등장한 사람이 너무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따스함 속에 숨겨진 음모들이 느껴져 소름이 돋았다.
이번에도 이진아는 꿈을 꾸었다.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상처투성이가 된 본인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을 정처 없이 걸었다.
꿈속의 그 장면은 스승이 내려준 시련이었다. 이곳에서 15일만 버텨내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지안은 자신의 선배가 하는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아직 어린 애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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