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7화
그녀는 눈을 내리깐 채 말없이 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오빠도 조심해요. 여기서 특이한 사람을 만났는데, 아마 예전에 잠입했던 사람인 것 같아요. 4년째 여기서 버티며 나가는 걸 포기한 상태예요.”
말을 마치자 누군가 그녀를 향해 다가와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너, 따라와.”
이진아는 이곳에 동화되려고 일부러 얼굴에 검은 칠을 하며 꾸몄다.
반짝이는 눈동자 외에는 여성스러운 특징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소민준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그 사람을 따라갔다.
“오늘 밤 대규모 검문이 있다. 211호, 10시 이후로 이 복도 순찰을 맡아. 안에서 시끄러운 일이 없도록 해.”
복도 양쪽으로는 아주 작은 칸막이 방들이 있었고, 그 안에는 약물 실험 대상자로 끌려온 사람들이 있었다.
이번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전부 그 안에 있었는데 원래 10명이었으나 이진아와 소민준을 제외하다 보니 8명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장 구석에 있는 어린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건강검진을 한 이후로 계속 구석에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지시를 내린 사람이 떠나자 이진아는 일부러 소녀 앞으로 다가갔다.
얼굴이 창백해진 소녀의 몸 아래로는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그녀가 몸을 굽혀 무언가 말을 하려는 순간, 또 다른 사람이 다가왔다.
“211호, 이 물건들을 배급해. 오늘 밤 다들 배부르게 먹여야 해. 곧 상부에서 검사하러 오실 거다. 전원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여야 해.”
이진아는 속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이렇게 사람들이 오가는 와중에 뭘 할 수가 없었다.
그때 어린 소녀가 고개를 들더니 이진아를 발견한 순간 눈빛을 반짝이며 철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할 말 있어요! 할 말이 있다고요! 시험체 중에 잠입자가 있어요!”
소녀의 목소리가 너무 커 순간 주변 몇 사람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진아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소녀는 몇 걸음 물러서며 입꼬리를 올리고 이진아를 가리켰다.
“이 사람이에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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