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4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가로챘다.
“괜찮아질 수 있을까요? 현우 씨, 현우 씨의 수법은 제가 잘 알아요. 그날 현우 씨가 그런 말을 했을 때부터 전 현우 씨가 자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제 짐작이 맞았네요. 현우 씨는 본인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 결혼 생활이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의 속눈썹이 심하게 떨리더니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이진아는 천천히 옆에 있는 서랍으로 향했다.
그녀는 지난번에 침실 안을 샅샅이 뒤졌기에 혼인 증명서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대충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챈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옷자락을 잡았다.
이진아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옆에 있는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역시나 눈에 띄는 혼인 증명서가 놓여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집어 들고 눈을 들어 그를 바라봤다.
강현우의 손가락 끝은 여전히 그녀의 옷자락 한쪽을 잡고 있었는데 눈에는 죽음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진아야, 제발...”
이진아는 혼인신고서를 쥐고 있는 손가락에 힘을 주어 이 작은 종이를 부숴 버릴 듯 꽉 잡았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강현우를 보지 않았다.
“가요. 현우 씨의 휠체어가 아직 있잖아요. 억지로라도 버티면서 법원에 갈 수 있을 거예요. 회암시는 요즘 현우 씨에 대한 소문이 많아요. 어릴 때부터 현우 씨는 하늘이 내린 인재였고, 강인 그룹을 위해 그렇게 많이 희생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하고 무시당하는 것도 싫어해야죠.”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계속 말했다.
“앞으로 현우 씨는 여전히 높고 존귀한 강인 그룹 회장이에요. 지금 날뛰는 그 몇몇 사람은 광대일 뿐이니 큰 파도를 일으키지 못할 거예요. 현우 씨를 두려워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두려워할 거라고요.”
그녀는 고개를 숙여 혼인신고서를 힐끗 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현우 씨와 저는 그냥 잘못된 만남이었다고 생각해요.”
강현우는 그녀의 옷자락을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려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진아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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