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3화
박태호는 오늘 밤 술을 조금 마셨는지 넥타이를 느슨하게 맸고 안의 검은색 셔츠도 단추 두 개가 풀려 있었다.
한 손으로 문틀을 잡은 채 초인종을 누르려 했는데 그녀가 안에서 열 줄은 몰랐다.
그는 박여진이 들고 있는 과자를 보고 순간 눈빛을 반짝였다.
“누나.”
박여진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박태호는 그대로 덮쳐와 그녀와 과자를 모두 끌어안았다.
“너무 보고 싶었어. 오늘 밤 집에 어른들 몇 분이 계셔서 또 나에게 맞선을 보라고 재촉하는데 짜증 나 죽겠어.”
박여진은 눈을 내리깔았다.
며칠 전 김해영이 그녀에게 전화해서 박태호가 최근 너무 제멋대로 굴고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데 밖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녀는 박태호에게 맞선을 많이 보게 하라고 제안했다.
어쩌면 그의 입맛에 맞는 여자를 찾아서 결혼하면 그를 다스릴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녀는 또 박태호에게 그녀가 이 얘기를 한 사실을 비밀로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박태호가 또 난리를 칠 것이다.
그것도 엄청 심하게 난리를 칠 것인데 보통 그가 난리를 치면 자신만 불행해지기 때문이었다.
김해영의 실행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벌써 이렇게 박태호에게 맞선을 주선하기 시작했다니.
박태호는 어릴 때부터 작은 폭군이었지만 그래도 집안 어른들의 말을 잘 들었다.
박태호는 그녀의 품에 기대어 그녀를 껴안고 애교를 부렸다.
“누나, 우리 모두에게 공개해 버릴까? 우리가 함께 있다고 말이야. 부모님께는 내가 가서 말씀드릴게. 어때?”
박여진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것 같아 황급히 그를 밀어냈다.
박태호는 그녀에게 밀려 문에 부딪혀 등이 조금 아팠다.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박여진은 그를 화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어조를 누그러뜨렸다.
“부모님은 원래 이 일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계셔. 박태호, 지금은 때가 아니야.”
박태호는 자신의 넥타이를 옆에 던져놓고 성큼성큼 문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박여진은 또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모습을 본 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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