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4화
조금 긴장했던 김해영은 불안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이 일에 대해 누나가 알고 있어? 며칠 전에 여진이에게 전화했는데 네가 결혼하면 성질을 고칠 수 있다고 했어. 그러지 않았으면 내가 너에게 맞선을 주선할 생각을 했겠어? 어릴 때부터 여진이만이 너를 제어할 수 있었어.”
박태호의 눈에 담긴 달콤함이 천천히 사라지며 입가의 웃음이 조금 옅어졌다.
김해영은 전화기 너머에서 한숨을 쉬었다.
“네가 여진이처럼 일찍이 결혼할 상대를 정했으면 내가 왜 이렇게 서두르겠어. 안 되면 너도 그 여자와 먼저 약혼하면 되잖아.”
박태호는 휴대폰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천천히 풀었다.
“결혼할 상대를 정한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김해영은 조금 놀랐다.
‘태호는 아직 모르나 보네. 태호랑 여진이가 평소에 연락을 안 했던 것 같군.’
“너 몰랐어? 여진이 벌써 남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을 만나러 갔고 양측 모두 매우 만족했어. 며칠 전에 나도 오윤미를 만났어.”
“바로 최근 여진이 협력할 사업 파트너인데 듣기로는 여진이가 연정훈과 결혼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겨우 계약을 따냈다고 하더라고. 너는 정말 여진의 사업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구나. 네가 이러는 것도 좋겠어. 또 이상한 소문이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테니.”
박태호의 눈에서 마지막 희미한 미소까지 모두 사라졌다.
‘박여진이 언제 연정훈과 함께 부모님을 만나러 갔다는 거지?’
“언제 부모님을 만났어요?”
김해영의 말투에는 약간의 꾸짖음이 묻어났다.
“내가 어떻게 알아. 나는 그냥 연정훈의 부모님을 만났고 우연히 몇 마디 대화를 나눴는데 그분들은 여진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더라고.”
박태호는 갑자기 전화를 끊고 아직 꿈속에 있는 박여진을 돌아봤다.
박여진의 뺨에는 아직 붉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고 곁의 빈자리를 감지한 듯 이불을 끌어당겼다.
박태호는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서더니 차에 올라 곧바로 연정훈을 찾으러 갔다.
오늘은 주말이라 연정훈은 수업이 없이 자기 집에 있었다.
일찍부터 이 남자의 주소를 조사해 놓았던 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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