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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By: 유애

제 2054화

헤어지려는데 홍엽은 순간 실망하더니 바로 온화한 미소를 되찾았으나 묘하게 한줄기 냉정함이 느껴졌다. “좋아요, 그것도 좋죠.” 원경릉은 숨을 내쉬며 다음에 올 때는 반드시 우문호와 같이 오겠다고 결심했다. 원경릉은 이번에 있었던 일을 우문호에게 얘기해야 하나 고민 됐다. 알리면 우문호는 분명 못난이를 찾아가 사생결단을 하려 들 것이고, 알리지 않으면 둘 사이는 그동안 전혀 비밀을 갖지 않고 지냈는데 이런 선례를 만들 수는 없다. 사식이가 와서 원경릉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드는 지, “오밤중에 와서 법도에 어긋난 행동이라니, 원 언니 우리 내일 돌아가요. 너무 무서워요.” 사식이는 홍엽이 계략을 부리면 자신은 절대 그의 적수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최대한 부딪히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내일 돌아가자.” 원경릉도 흐지부지 연루되는 게 무서운 것이 이번 길에 홍엽이 너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게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다가 갑자기 또 변화무쌍해서 마치 잠재된 성격이 균열 사이로 새 나오는 것 같다. 다음날 날이 밝자 사식이가 자리를 정리하고, “마차가 이미 대기하고 있는데 걸을 수 있겠어요? 걷기 힘들면 제가 업고 내려갈 게요.” 원경릉이 땅을 밟아보고 홍엽이 준 지팡이에 의지해서 몇 걸음 걷더니, “업을 필요 없어, 계단 내려갈 때 부축만 좀 해 주면 돼.” 다리가 오늘은 어제보다 더 부어서 아프다. 원경릉은 돌아가서 기브스를 할지 부목을 댈 지 봐야겠다. 안 그러면 회복하는데 좋지 않을 것이다. 힘들게 계단을 내려와 1층에서 사식이가 계산을 하고 원경릉과 만두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만두가 꾸벅꾸벅 졸고 눈 늑대가 만두 발 아래 엎드려 있는 게 지친 모습이다. 홍엽과 못난이도 내려왔는데 원경릉이 보니 못난이가 절름거리며 걷는데 독사 같은 원한이 서린 눈으로 원경릉을 보며 죽이지 못해 한 맺힌 표정이라 속이 덜덜 떨렸다. 홍엽이 다가와 담담하게, “제가 당신을 위해 복수했어요.” 원경릉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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