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45화
일곱째 아가씨가 정국부인을 부축해 앉게 해드리고 정국부인 뒤로 돌아가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이렇게 늦게까지 안 주무시고 도둑처럼 몰래 숨어서 들으셔야 하다니, 너무 재미없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맞아 아니야?”
정국부인이 화를 내며 빠른 손놀림으로 뒤를 치며 말을 이어갔다.
“주무를 필요 없어, 앉아, 어디 얼굴 좀 보자, 거짓말 하나 안 하나, 오늘 너 반드시 대답해야 하는 줄 알아.”
일곱째 아가씨가 돌아와 앉아 정국부인을 바라보았다.
“뭐 이리 급하세요? 말씀 안 해드릴 것도 아닌데. 막 얘기하려고 했어요.”
“그럼 얘기해 봐, 뭐라고 한 게야?”
정국부인은 정말 딸에게 지팡이로 머리 한 대 팍 내리쳐서 딸자식 하나 없는 셈 칠까 싶었다.
일곱째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전에 그 사람과 같이 있었냐고 엄마가 물으시는 거면 그건 맞아요. 하마터면 엄마 사위가 될 뻔 했죠.”
정국부인이 발을 굴렀다.
아이고, 하마터면이라니 하마터면이 뭐야, 하마터면이 아니면 지금 외손자를 몇이나 안아볼 게 아냐?
“하나부터 열까지 한 자도 감추지 말고 전부 말해.”
일곱째 아가씨가 말했다.
“네, 뭘 그리 재촉하세요? 말하려고 하잖아요. 노마님 성격이 이렇게 급하시면 안되죠. 그러다 풍 와요, 그럼 누가 엄마를 돌볼 건데요? 전 경성에 남아서 엄마 돌보기 싫어요.”
정국부인은 이렇게 질질 끄는 말을 듣고 정말 피를 뿜을 듯이 그녀의 머리를 몇 대고 세게 때리는데 일곱째 아가씨가 용서해달라고 빌자 그제서야 멈췄다.
일곱째 아가씨는 머리를 만지며 애원했다.
“그때 그냥 그 사람을 좋아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을 2~3년 따라다녔어요, 그런데 소꿉친구가 나타났죠. 그리고 전에 그 사람이 그 여자의 눈을 멀게 해서 시집도 못 가게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절 아내로 맞지 못하고 그녀와 혼인했죠. 전 자존심이 상해 견딜 수가 없어서 부 선생에게 그 사람한테 가서 내가 자살했다고 하라고 했죠. 오래오래 죄책감에 시달리라는 작은 복수로. 이렇게 된 거예요.”
정국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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