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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By: 유애

제 2603화

원경릉이 겸연쩍어하며 말했다. “전 그냥 지금 분봉하시는 게 조금 이른 게 아닌가 싶었던 거예요 .” 태상황이 말했다. “지금 분봉하는 게 좀 이르다고 볼 수 있지만 과인은 단지 쟤들이 나중에 서로 싸울까 봐 그런 게 아니야. 다섯 아이는 분명 앞으로 크게 될 인물들이야. 다섯 도시를 쟤들에게 준 건 북당과 북막이 정전 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아마 20년 못 가서 북막은 조약을 파기하려 들겠지. 그리고 이 다섯 도시는 우리 북당의 변경에 접해 있으니 우리에겐 가장 좋은 방어선인 셈이야. 쟤들이 다 자란 뒤에 저들의 능력이라면 다섯 도시를 전부 북당화시켜 놓을 뿐 아니라 북막을 방어하는 최고의 방패로 만들 수 있어. 이게 바로 과인이 세운 북당 20년 계획이네. 저 다섯 도시의 백성들은 지금부터 자신들의 왕이 누군지 알아야 해.” 주재상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서 군사를 이끌고 조정으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호 대장군에게 명을 내려 준비해 두도록 했습니다. 강북부 수주부 일부 백성을 다섯 도시로 이주시키는 것에 대해서요. 이주한 사람들이 현지 사람들과 통혼하고, 내륙 사람들이 계속 그쪽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장려해 다섯 도시에서 우리 북당의 인구를 늘려가는 거죠. 하여 다섯 도시에 북당의 뿌리를 깊이 박아 꽉 쥐고 놓지 않도록.” 원경릉은 이 얘기에 조금 감동해 버렸다. 삼대 거두가 이처럼 멀리 내다볼 줄 몰랐기 때문이다. 20년 후 천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순간 앞으로의 길을 어떻게 가야 할지 알 수 있어 변수를 최대한 제어할 수 있다. 삼대 거두가 이미 결정을 내렸다는 말에 원경릉도 왈가왈부하기 불편했다. 말이 분봉이지 아이들이 지금 갈 수 없으므로 사람을 보내 관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원경릉이 출궁해 우문호에게 이 일을 얘기했다. 그런데 우문호가 벌써 알고 있었을 줄이야. 경축연 당일 태상황이 태자의 의사를 묻길래 괜찮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원경릉이 서운해했다. “미리 알았으면서도 나한테 얘기 안 했던 거네.” “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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