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0화
술기운이 잔뜩 오르자, 그녀들은 이제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다들 어떻게 힘들게 함께하게 되었는지를 잊은 듯 보였다. 평범했던 그녀들은 지금 이 순간이 왠지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 중 취하지 않은 원경릉은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을 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놀다 지친 택란이 원경릉에게 다가와 기대었다. 원경릉은 아예 그녀를 무릎에 눕혀 베개 삼아 쉬게 해주었다.
다들 그 모습에 목소리를 낮추고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계란이를 바라보았다.
어릴 적부터 멀리 보내져 부모 곁에서 오래 지내지 못한 계란이는 늘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행히도 모녀의 정은 여전히 깊었다.
아직 어린 탓에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택란은 잠에 들지 않았다. 피곤해서라기보다, 그저 어머니의 곁에 있고 싶을 뿐이었다.
잠시 후, 문가에서 냉명여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님, 불꽃놀이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에 택란은 벌떡 일어나 냉명여와 함께 미친 듯이 뛰어나갔다.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다가, 못내 탄식을 내뱉었다.
비록 자유로운 시절을 겪긴 했지만, 그들처럼 마음껏 누리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우문호는 사내들과 함께 본청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의 주량은 부러움을 살 정도로 뛰어났는데, 그중에서도 위왕의 질투가 제일 심했다.
주량이 가장 셌었던 그였는데, 다섯째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만 것이었다.
우문호는 아무리 마셔도 도통 취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남자들은 입을 열면 언제나 국사를 이야기를 하기 마련인데, 우문호와 수보도 역시나 강북부에 관한 일에 관심이 많았다. 북당의 국경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조정의 관심을 독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아홉째는 사내들의 이야기에 끼지 않고, 여덟째와 함께 밖에서 불꽃놀이를 보았다. 그는 아름답지만 금세 사라져버리고, 잡을 수 없는 불꽃놀이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덟째가 좋아하기에, 가만히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
여덟째가 동생의 어깨에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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