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49화
다섯째는 오늘 밤 술을 꽤 많이 마셨다.
그는 이들 중 가장 기쁜 사람이었다. 다들 밖으로 자유로이 나갈 수 있었지만, 그는 계속 궁에 갇혀 있어야 했고, 가끔 가족을 만나러 가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힘들어, 괴로웠었기 때문이다.
이리 나리도 술에 취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빛이 잠깐 마주쳤고, 공주가 조용히 한마디 했다.
“술… 좀 줄이시오!”
그 말에 이리 나리는 바로 술잔을 내려놓았다.
안왕과 안왕비 또한 오랜만에 만나 더욱 애틋한듯 술을 많이 마셨다. 살짝 그을린 피부에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안왕은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우문호에게 술잔을 건네며 말했다.
“폐하, 술 한잔 올립니다!”
그 말에 모두가 놀랐다.
안왕이 폐하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존칭을 사용했다는 점은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심히 취한 듯, 일어나서 비틀거려 술잔의 술이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취기가 오른 눈빛으로 우문호를 바라보았다.
단번에 술잔 속 술을 다 마신 후, 술잔을 내려놓고 자기 뺨을 세게 내리쳤다.
“예전에 저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제대로 살고 싶습니다.”
모두가 넋을 잃고 말았다.
왜 갑자기 오늘 밤에 이런 말을 하게 된 걸까? 아무도 그의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이렇게 흥겹고 기쁜 날에 과거를 얘기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싶었다.
우문호도 잠시 멈칫했지만, 곧 조용히 원경릉의 귀에 대고 말했다.
“그의 말이 참 운율이 맞네.”
원경릉이 씁쓸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운율이라니? 그냥 같은 말일 뿐인데.’
“좋습니다. 그럼 나도 한 잔 마시겠습니다!”
우문호도 일어나며 말했다. 비록 이미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과 다른 상태라, 아무리 많이 마셔도 끄떡없었다. 다만 너무 급하게 마시면 소화가 잘 안되었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옛 감정을 버리고 다시 술잔을 기울였다.
원경릉은 그 모습을 보고 내심 감동했다.
안왕에게 감동한 것이 아닌, 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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