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3화
라만은 계속 과거를 떠올렸다. 그때의 기억은 마치 솜뭉치와 이어진 실처럼, 한 번 잡아당기면 길게 길게 늘어났다.
게다가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으니, 라만은 애써 가치 있는 내용만 기억해 내려 했다.
장 대인은 다음 날 저택에 와서 식사했다.
원래 장 대인에게서 돈을 뜯어내려는 생각이었던 적성루 장수들은, 뜻밖에도 사비를 내어 장 대인을 접대했다.
부인들도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형편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비가 있었다니?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이 기꺼이 장 대인을 접대하겠다고 한 것이었다.
운 부인이 흑영에게 물었다.
“아깝지 않은 것이오?”
흑영은 한숨을 쉬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가슴속에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기분입니다. 어서 물건을 사 오십시오. 제 마음이 바뀔까 봐 걱정됩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먼저 떠났다. 운 부인의 손에 든 동전을 바라보기만 해도, 손을 뻗고 싶은 충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대인을 접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고향에서 온 사람이고, 과거 친하게 지내며 술과 만찬을 함께 즐기던 벗이었으니, 어찌 돈을 아낄 수 있겠는가?
저녁이 되자 장 대인이 도착했다. 그는 마차를 타고 많은 선물도 가져왔다. 모두 북당에서 가져온 것들이었다.
대부분 아이의 옷과 신, 노리개와 몇 항아리 술이었다.
그 외에도, 우문여와 소낙청이 가져온 물건들이 있었다. 비단, 금고리, 여의, 소낙청이 직접 만든 아이의 옷, 그리고 적성루 장수들의 양가죽 장화 한 켤레와 겨울옷까지 있었다.
이 많은 물건을 보고, 모두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표정이 번졌고, 눈가도 조금 촉촉해졌다. 북당에서 지내는 것과 별반 다를 바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국에서 지내니, 마음이 허전하고 의지할 곳이 없었다.
눈앞의 이 물건들은, 북당의 옛 친구들과 그들을 연결해 주는 실이 되었다. 과거의 추억이 밀려오며, 다들 기쁘면서도 마음이 쓰라렸다.
성격이 거친 흑영조차 장 대인을 안으며 말했다.
“요휘야, 잘 지내게. 우리가 돌아가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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