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송유리는 점점 이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설마 둘이 사귀는 거...”
말을 끝내기도 전에 황이진이 단호한 목소리로 끊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네가 그 인간이랑? 내가 아무리 눈에 배는 게 없어도, 그런 미친 생각을 할 정도는 아니야!”
지금 황이진의 눈빛은 바위처럼 단단했다. 정말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남자는 내가 넘볼 수 있는 급이고 어떤 남자는 그냥 바라만 봐야 하는 급인지, 나 정도 연차가 되면 알수 있어. 주호진가 어떤 남자인지도 잘 알아. 감정 표현은 진짜 꽝이지만 머리는 좋은 편이야. 그래서 돈도 잘 벌지. 게다가 얼굴도 잘생겼잖아. 우리가 매일같이 욕은 해도, 솔직히 인기 많은 건 인정해야 돼. 달라붙는 여자들만해도 번호표를 뽑아야하니까. 그와중에 나 같은 여자가 끼어들 자리가 어디 있겠어.”
황이진은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러니까 절대 이런 남자한테는 기대도 환상도 가지면 안 돼. 도움은 받을 수 있어도... 사랑에 빠지는 건 절대 안돼!”
그 말을 들은 송유리는 저도 모르게 고인성과 자신의 상황을 떠올렸다.
황이진 말대로, 애당초 그녀와 고인성은 가능성 없는 관계였다.
그가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너무 놀라고 감격스러워 현실을 잊었던 것뿐이었다.
그저 순간적으로 정신이 흐려졌을 뿐이었다.
황이진은 말을 이었다.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에 차라리 일이나 더 해. 우리가 나중에 제대로 성공만 하면 어떤 남자든 고를 수 있어.”
“언니 말이 맞아요!”
송유리는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이었지만, 황이진의 ‘인생 조언’이 가슴 깊숙이 와닿았다.
...
청원그룹.
고인성이 사무실 쪽을 지나가자 직원들이 일제히 인사를 건넸다.
“고 대표님, 안녕하세요.”
고인성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이고 별다른 대꾸 없이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갔다.
명서원은 홍보팀 팀장과 수다를 떨다가, 고인성이 사라진 걸 보고 나서야 슬쩍 입을 열었다.
“봤어요? 제가 오늘 대표님 기분 좋을 거라고 했잖아요. 전혀 까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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