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송유리는 그녀들과 일면식도 없었다.
그래서 자신을 향한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지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애써 무심히 스쳐 지나갔다.
“어머, 시골 촌년 어디 가는 거야?”
“하하하, 밖에선 꼬실 남자도 없으니까,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찝쩍대려나 보지. 얼마나 외로웠으면...”
“진짜 이해가 안 돼. 이런 거지 같은 게 어디서 그런 깡을 얻었을까? 지훈 씨 따라 파티까지 기어들어 오다니, 진짜 얼굴에 철판 깔았나 봐...”
“자기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꼴 보면 딱 가소롭지.”
송유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서지훈에게 누를 끼칠까 봐,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으며 자신을 달랬다.
‘괜찮아. 곧 이 지옥 같은 곳을 떠날 거야. 다시는 오지 않을 거고, 죽어도 안 올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자,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송유리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오히려 그 여자들의 분노가 더 거세졌다.
‘이 정도로 모욕했는데, 표정 하나 안 바뀌네?’
내질렀던 말들이 공허하게 허공을 떠돌자, 분노는 오히려 증폭됐다. 결국 그중 한 여자가 참지 못하고 송유리의 옷자락을 확 잡아챘다.
“야, 너 어디 감히 뻔뻔하게 도망가려고 해?”
송유리는 살짝 돌아서서 여자가 움켜쥔 모피 코트를 내려다보자, 속이 아려왔다.
“손 치우세요. 이거 꽤 비싼 옷이에요.”
드디어 송유리가 반응을 보이자, 여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신이 나서 깔깔거렸다.
“뭐야, 겨우 이런 싸구려 털옷 가지고 아까워서 난리야? 촌티 잘잘 흐르네.”
“하긴, 거지 근성은 못 속이지. 옷 한 벌로 목숨 걸듯이 달라붙네.”
“네가 뭔 재주로 남자 꼬시든 상관없는데, 지훈 씨한테는 다시는 찝쩍거리지 마. 안 그러면 다리 하나 부러뜨려줄 테니까.”
“맞아! 지훈 씨는 네 따위가 넘볼 사람이 아니야.”
송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해명했다.
“저는 지훈 씨랑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그러면서 다시 여자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 손부터 놔주시겠어요? 옷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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