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됐어요.”
“그냥 집까지 바래다주는 거야. 이진 씨 잡아먹을 생각은 없으니까 어서 가자.”
주호진이 황이진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손길은 단호했지만 의외로 따뜻했다. 그렇게 다시 엘리베이터에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가 지내는 이 아파트는 고급 주택이었다. 단지 혼자 살 생각만 하고 산 30평대 집이라 모든 인테리어가 자기 취향대로였다. 다른 누군가를 배려할 필요가 없었던 공간인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선택이었다.
차 안에서 두 사람은 말없이 앉아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말을 던지던 사이였는데 지금은 묘하게 평온한 분위기를 나누고 있었다.
황이진은 이미 눈물을 다 흘린 뒤라 정서적 안정을 찾은 상태였다.
조각난 기억들을 맞춰보니 대략적인 상황은 파악됐지만 그녀는 알면 알수록 후회가 밀려왔다.
‘대체 왜 그런 멍청한 짓을...'
술기운이었을까, 아니면 잠재된 무언가가 그녀를 이끌었을까.
차가 황이진의 집 앞에 도착했다.
주호진이 안전벨트를 풀려는 순간 그녀가 그의 움직임을 막았다.
“괜찮아요. 나 혼자 올라갈게요.”
“그래. 조심해.”
“네.”
황이진은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어젯밤의 무모한 행동 때문에 다리가 후들거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역시 경험이 없는 순정남이 강하다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방에 돌아왔을 때 송유리가 보이지 않았다. 평소 늦잠을 즐기는 송유리가 이 시간에도 집에서 자고 있지 않은 건 이상한 일이었다.
“그럼 어제 송유리는 대체 어디 갔던 거야?”
황이진은 송유리가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을 두고 갔을 리 없다고 확신했다.
급히 휴대폰을 찾던 황이진은 송유리에게서 온 여러 통의 문자를 발견했다.
[어젯밤 주호진 씨가 무사히 집에 데려다주었죠?]
[언니? 괜찮아요?]
부재중 전화도 3통 와 있었다.
황이진이 전화를 걸자 송유리가 즉시 받았다.
“이진 언니! 괜찮아요? 왜 전화를 안 받아요?”
황이진이 허탈하게 대답했다.
“너무 미친 듯이 잤나 봐...”
“그래요?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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