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43화

송유리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 화면만 바라보며 차라리 고인성이 화내고 욕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침묵이 더욱 그녀를 불안하게 할 뿐이었다. 학교 근처에 다다랐을 때야 겨우 고인성이 보내온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학교 도착했어?] [곧 도착해요.] [조심해.] [네.] 지서연에 관한 말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 마치 방금 있었었던 것이 모두 환상이었던 듯했다. 송유리의 긴장감이 조금씩 풀려갔다. ‘혼낼 생각은 없나 봐.' 그녀는 자신을 위로했다.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비난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때 지하철 안내방송이 울렸다. “다음 역은 경성예술대학교입니다.” 송유리가 미어터지는 지하철 안에서 내리려고 애쓰던 중 손에 들린 핸드폰이 울렸다. “헉!” 이건 분명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상황일 것이다. 송유리는 역을 지나칠까 봐 당장은 전화를 받지 않고 일단 지하철에서 내리는 데 집중했다. 결국 내렸을 때는 벌써 전화가 끊긴 뒤라 누구에게서 온 건지도 알 수 없었다. 휴대폰 화면에 표시된 번호는 보이스피싱으로 보이는 숫자 조합이었다. 송유리는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연극과의 대형 실기 수업 날이었다. 송유리가 교실에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늦지 않은 상태였다. 학생들은 이미 레오타드를 갈아입고 바닥에 둘러앉아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의 놀란 소리가 들렸다. “뭐? 한유현 너 진짜 결승에 올랐어? 수십만 명 중의 20명만 뽑는 그 대회에? 대박... 너 진짜 천재야!” “역시 우리 학생회장님이시네, 남들과는 다르다니까.” “유현이 며칠 전에 청원의 가방 새로 샀던데 엄청 예뻐. 듣자 하니 800만 원이 넘는다던데.” “어? 8백만 원이 넘어? 역시 유현이가 대단해!” “내가 유현이네 집 엄청 부자라고 했잖아.” 한유현은 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온갖 칭찬을 받으며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그냥 가방일 뿐인데 너희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과장한 건 아니야.” 하지만 그녀는 그날 가방을 들고 집에 갔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