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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전우빈은 바로 부인했다. 하지만 더 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년 가까이 사귀면서 강하연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을 때면 전우빈은 늘 심윤서를 찾아갔다. 제일 오버스러운 날은 한밤중에 심윤서를 기숙사에서 나오라고 해서는 한 시간 가까이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윤서가 떠났을 때 이성을 잃었던 자신, 심윤서가 다친 걸 보고 질식할 것처럼 마음이 아팠던 자신, 심윤서가 헤어지자고 할 때 분노했던 자신이 생각났다... 답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전우빈이 자세히 생각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서가 갑자기 다가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송진우의 부하들을 심문했는데 그날 강하연이 공항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쫓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심윤서 씨인 걸 보고 송진우가 홧김에 심윤서 씨를 때렸다고 합니다.” 전우빈은 그제야 사색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렸다. ‘심윤서가 떠날 때 나한테만 결별 문자를 보내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어. 그런데 송진우가 어떻게 알고 공항에 갔을까? 게다가 심윤서를 강하연으로 오인하기까지 했어. 설마...’ 뭔가 깨닫게 된 전우빈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하연은?” 비서는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강하연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오늘 밤 비행기로 외국에 갈 겁니다.” “공항으로 가자.” ... 사흘 후, 천경대에서 정식으로 졸업증서를 발급하는 날이 왔다. 심윤서는 졸업증서를 받으러 심하준과 함께 부산으로 갔다. 사실 심윤서는 혼자 가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심하준이 기어코 따라오면서 학사복을 입고 졸업하는 심윤서의 모습을 직접 보아야겠다고 했다. 졸업식 현장에 도착해 보니 모든 졸업생이 학사복으로 갈아입고 무대에 올라 졸업증서를 받고 있었다. 무대에 오르려고 줄을 서던 심윤서는 마침 서하늘을 보았다. 서하늘은 심윤서를 보자마자 눈에 쌍불을 켰다. 심윤서는 여전히 생얼이었지만 비할 데 없이 아름다워 주위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서하늘이 비아냥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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