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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심하준은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고 조용해졌다. 희미한 불빛 아래 심윤서의 안색이 더욱더 창백해 보였다. 심윤서는 앞에 선 심하준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오빠, 오늘 한 말은 없었던 일로 할게요. 오빠는 영원히 내 오빠예요.” 오빠! 이 두 글자는 마치 무언의 족쇄 같았다. 그 순간 심하준은 온몸의 힘이 쫙 빠지는 것 같았다. 심하준은 그제야 심윤서의 손을 놓아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쉬어.” 그러고는 뒤돌아서 떠나갔다. 심윤서의 방에서 나와 복도 끝으로 갔을 때 비서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했다. “대표님, 전에 아가씨를 다치게 한 사람을 조사하라고 하셨잖아요. 이미 조사했습니다.” 사실 부산을 떠나기 전에 심하준은 벌써 엄명을 내렸다. 무슨 방법을 대든 심윤서를 다치게 한 사람이 누군지 똑똑히 조사하라고. 가장 애지중지하는 여동생을 그 정도로 다치게 한 사람을 절대 가만히 놔둘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심윤서가 그날에 발생한 일에 대해 입을 열려고 하지 않으니, 단서가 없어서 오랫동안 끌었던 것이다. 이제 드디어 정보가 생겼다. 심하준은 눈에 짙은 살기를 내비치며 말했다. “잡아다가 바다에서 처리해 버려.” 비서는 어두운 기색을 내비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누군가 한발 앞서 그 사람을 붙잡아갔어요.” 심하준은 멍해졌다. ... 부산은 이미 늦은 밤이 되었다. 그러나 창고에서는 남자의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퍽! 남자가 바닥에 무겁게 떨어졌다. 전우빈은 앞으로 다가가 이미 피투성이가 된 상대방을 바닥에서 끌어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왜 심윤서에게 손을 댔어?” 전우빈은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오자마자 집에 돌아가지 않고 사람을 시켜 심윤서를 다치게 한 사람을 찾으라고 했다. 전우빈은 어느 방면으로부터 조사해야 할지 심하준보다 똑똑히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는 인맥도 심하준보다 많았다. 그리하여 한 시간도 안 되어 손을 댄 사람이 송진우라는 것을 조사했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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