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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밤빛은 먹물처럼 짙었고 숙빈의 능침은 숨소리 하나 없이 적막했다. 횃불이 타닥이며 타올라 이원의 창백하고 일그러진 얼굴을 비추었다. “파라.” 그가 얼음처럼 차가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저하, 부디 재고하시옵소서!” 능을 지키던 관원들이 일제히 엎드렸다. “파라!” 이원은 자신의 앞을 막아선 관원들을 걷어차며 외쳤다. “명을 거역하는 자는 목을 베겠다!” 시위들은 더는 거역하지 못하고 연장을 들어 파내기 시작했다. 흙이 한 삽 한 삽 걷혀 나가며 이내 아래에서 검은 관이 드러났다. 이원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힌 듯 조여 왔고 숨이 턱 막혔다. 관뚜껑이 들어 올려졌다. 형언할 수 없는 썩은 냄새가 순식간에 퍼져 나오자 몇몇 시위들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며 구역질을 했다. 그러나 이원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듯한 걸음씩 다가가 관가에 이르러 고개를 숙였다. 관 안에는 한 여인의 시신이 누워 있었다. 송유서가 궁을 떠날 때 입었던 그 수수한 옷차림과 여윈 몸집도 그녀와 흡사했다. 다만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 형체를 분간할 수 없었다. 오직 왼쪽 손목에만 빛깔이 고운 비취 옥 팔찌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이원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되었다. 그 옥 팔찌는 그가 하사한 것이었다. 첫 아이를 낳았을 때 무심코 하사한 여러 물건 가운데 하나였던지라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히 받은 뒤 곧바로 궁녀에게 거두게 했다. 오 년 동안 그는 한 번도 그녀가 그것을 착용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이건 숙빈이 아니다...” 그가 중얼거리다 이내 절망에 잠긴 목소리로 외쳤다. “이건 숙빈이 아니다! 내가 준 물건을 숙빈은 아끼기만 했지 결코 몸에 지니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너희는 지금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이건 내가 아는 송유서가 아니다!” 중전은 궁녀들의 부축을 받아 달려와 이 광경을 보고 놀람과 분노를 동시에 드러냈다. 애초에 송유서는 그가 하사한 것들을 아낀 것이 아니라 애초에 마음에 두지 않았던 것이었다. “세자! 이쯤에서 그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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