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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거대한 환희가 마치 해일처럼 순식간에 그를 덮쳤다. 그러나 그다음에는 당장이라도 산을 무너뜨릴 듯한 충격과 분노, 혼란이 몰려왔고... 거기에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마자 곧바로 뒤에서 감싸 안듯 서 있는 장신의 사내를 보는 순간 그를 태워버릴 듯한 질투가 돌연 치솟았다. “살아 있었던 것이냐?!” 이원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부서진 채 그녀를 노려보다가 이내 그녀를 감싸 선 사내를 향해 매섭게 돌아갔다. “너는... 너는 어찌 이곳에 있으며, 어찌 저자와 함께...” 그의 시선은 심하진이 송유서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보호하듯 선 손에 박혔고 눈이 찢어질 듯 일그러졌다. “당장 그 손을 놓아라!” 심하진은 송유서를 한 걸음 더 뒤로 물리며 이원의 살기를 머금은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냈고 변방의 돌처럼 단단한 어조로 냉소했다. “세자저하, 분간하시지요. 이곳은 동궁전이 아닙니다. 이 여인은 제 정혼자입니다. 부디 처신을 가려 주시길.” ‘정혼자라니?! 이게 다 무슨 소리란 말이냐!’ 그 세 글자가 마치 세 갈래 벼락이 되어 이원의 정수리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것 같았다. 이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송유서를 바라보며 떨리는 입술로 물었다. “저 자의 말이 사실이냐? 너... 너와 심하진이...” 송유서는 잠시 굳어 있던 표정을 거두고 마치 마음을 닫아 굳게 걸어버린 듯한 고요한 얼굴로 돌아왔다. 곧이어 그녀는 심하진의 뒤에서 한 걸음 나와 허리를 살짝 굽혀 냉담하고도 형식적인 예를 올렸다. “세자저하, 사람을 잘못 보셨습니다. 저하의 숙빈 송씨는 몇 달 전 동궁전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벼웠으나 또렷하여 한 마디 한 마디가 이원의 고막을 세차게 두드렸다. “지금 저하 앞에 선 이는 다만 변방의 평범한 의녀, 송 낭자일 뿐입니다.” 이원은 파문 하나 없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심하진과 그녀 사이에 말없이 흐르는 친밀한 기척도 보았고 자신을 전혀 모르는 이처럼 대하는 그 거리감을 바라보았다... 정수리를 덮치는 공포와 광분이 그를 휘감았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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