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강하나가 진짜 떠나려 하자 박재헌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날 소진시에 보내셨어.”
그 말에 강하나는 다시 걸음을 멈췄다.
박재헌은 단 한마디로 그녀를 통제했다는 사실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아버지가 소진시의 회사를 대신 봐 달라고 하셨어. 겸사겸사 너의 사업도 신경 써 주라고 하셨고. 그래서 당분간 여기 머무를 거야. 혹시 일 있으면 연락해. 아, 그리고 날 차단한 거 푸는 것도 잊지 말고.”
“제가 차단했어요?”
강하나는 그를 노려보며 되물었다.
“재헌 씨가 먼저 차단했잖아요...”
그러나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박재헌은 이미 성큼성큼 그 여자의 곁으로 걸어갔다.
강하나는 분해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그의 번호를 차단 해제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낸 김에 단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뜻밖에도 바로 옆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강하나가 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기자 단정우가 근처 노점상 앞에 서 있었다.
사람들이 오가는 틈에 가려져 있어 그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박재헌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그가 가까이 있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정우 씨.”
강하나는 앞으로 다가가 단정우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다.
기분 탓인지 평소처럼 따뜻한 눈빛이 아니라 왠지 모르게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는 것 같았다.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그녀는 단정우의 볼이 평소보다 빨개진 걸 보고 혹시 열이 나는 건 아닐까 걱정돼 손등을 그의 이마에 가져다 대려 했다.
그러나 강하나의 손이 닿기도 전에 그는 마치 벌레를 피하듯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 그녀의 손이 허공에서 그대로 굳었다.
잠시 멈칫하던 그녀는 머쓱하게 손을 내렸고 동시에 귀 끝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단정우가 이렇게 쌀쌀맞게 자신의 손길을 피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강하나였다.
“미안해요.”
당황한 강하나는 불쑥 사과했다. 방금 자신이 너무 경솔했던 건 아닐까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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