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장
강하나는 순간 멈칫하더니, 오늘 밤 자신의 분장을 떠올리고는 이내 민망해졌다.
“내가 좋아서 이렇게 입은 거예요. 재헌 씨가 무슨 상관인데요? 오히려 재헌 씨야말로 지금쯤 운성에서 아버지를 돌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여기저기 싸돌아다닐 시간 있어요?”
박재헌은 코웃음을 쳤다.
“내가 어디를 돌아다니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하... 누가 신경이나 쓴대.’
강하나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
“아저씨 이번에 크게 아프셨잖아요. 재헌 씨가 직접 도울 수 없다 해도, 매일 얼굴이라도 비추면서 곁에 있어 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이죠.”
“허.”
박재헌은 시큰둥한 태도로 일부러 시비를 거는 듯했다.
“이제 알겠다. 너 지금 우리 아버지 빨리 돌아가시라고 저주하는 거구나.”
강하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진짜 정신 나간 거 아니에요? 그런 말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해요?”
박재헌은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
“네 말이 딱 그 뜻이잖아? 그럼 설명 좀 해봐. 후회하지 말라는 말, 대체 무슨 후회를 말하는 건데?”
“나...”
강하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런 의미로 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 곁에서 적대적인 눈빛을 보내는 스모키 메이크업의 여자를 힐끗 본 강하나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괜히 그의 여자 친구에게 질투받고 싶지 않았다.
“됐어요. 맘대로 하세요. 재헌 씨랑 쓸데없는 말싸움하는 것도 피곤해요.”
강하나는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다 예상치 못하게 뒤에 있던 남자와 부딪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술에 잔뜩 취한 듯한 남자는 갑자기 욕설을 내뱉었다.
“눈 달고 다니는 거 맞아? 어디다 들이받는 거야!”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본 남자는 표정이 돌변하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오, 예쁘네? 기분이다. 오빠라고 한 번만 불러주면 그냥 넘어가 줄게.”
강하나가 막 사과하려던 찰나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박재헌이었다.
그는 남자의 옷깃을 단단히 움켜쥐고 거칠게 밀어버리더니 싸늘하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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